고유글의 미(美)
훈민정음(訓民正音)의 특성
요즘 한글이라는 글자가 미비(未備)하여 우리말 속에 없는 외국의 말소리를 적을 수 없다면서 제2의 세종대왕을 자처하는 소위 한글무당(巫堂)들이 우후죽순으로 설치고 있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자기네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어리석은 분이 아니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하시면서 비단 우리말뿐만 아니라 세상에 있는 사람의 말소리는 모두 적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즉 한글은 우리말 속에 없는 외국의 말소리를 적을 수 없지만 훈민정음(訓民正音)은 그것들을 아주 완벽하게 적을 수 있는 특성을 가진 소리글자이다. 세종대왕은 어제훈민정음(御製訓民正音)에 “ㅇ連書脣音之下, 則爲脣輕音.(ㅇ연서순음지하, 즉위순경음)”라 하여 연서(連書) 규칙으로 입술가벼운소리를 만들어 쓰는 방법을 제시하였고, 이어서 “初聲合用則竝書(초성합용병서)”라 하여 첫소리글자를 합하여 쓰려면 나란히 쓰라고 하여 병서(竝書) 규칙으로 우리말 속에 없는 새로운 글자가 필요할 경우에는 병서(竝書) 규칙으로 대처(對處)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소위 대학교수라는 지식인들이 이러한 기초적인 상식도 없이 새로운 글자라 하며 이상한 모양의 기호를 만들고 이에 덩달아 새로운 말소리를 적기위한 글자의 필요성을 인식한 일반시민들도 가지각색의 모양의 새로운 기호를 만들어 제각기 자기의 주장이 옳다고 아우성들이다. 더욱 황당한 일은 30년 이상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연구했다는 대학교수가 “初聲合用則竝書(초성합용즉병서)”라는 아주 지극히 기초적인 문구도 이해하지 못하고 첫소리글자 왼쪽에 ^과 같은 기호를 붙여서 누리글이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어떤 사람은 마치 콩나물을 연상케 하는 모양의 아주 이상야릇한 기호를 새로운 글자로 쓰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마치 무당(巫堂)과도 같은 엉뚱한 발상으로 서로 자기주장이 관철시켜 제2의 세종대왕이 되려고 안간 힘을 다하고 있다. 이런 한글무당(巫堂)들의 주장은 새로운 글자에 대하며 반대를 고집하고 있는 국문학계, 국립국어원과 그에 동조하는 세력들에게는 반대할 명분을 주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의 가장 큰 무기는 새로운 글자를 만든다면 그 새로운 글자에 대한 활자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다는 것과 일반백성들이 새로운 글자에 대하여 큰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것이다. 나도 한때 훈민정음(訓民正音)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는 한글무당(巫堂)이었다. 즉 “ㅍ”에서 세로 획 하나를 없애서 마치 한자의 工자 같은 모양을 [f]에 대응하는 글자로, “ㅂ”에서 가운데 가로 획을 없애서 마치 한자의 凵자 같은 모양을 [v]에 대응하는 글자로 쓰자고 어리석은 주장을 펼친 때가 있었다. 그러나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연구하고 그 비밀의 열쇠를 발견하고 한글무당(巫堂)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났다.
연서(連書) 규칙은 오늘날과 같은 전자시대의 실정에 맞지 않으므로 잠깐 차치(且置)하고, 병서(竝書) 규칙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병서(竝書) 규칙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는 각자병서(各字竝書)이며, 다른 하나는 합용병서(合用竝書)라는 것이다. 각자병서(各字竝書)는 서로 같은 글자를 나란히 붙여 써서 하나의 글자로 쓰는 것으로 우리가 현재 쓰고 있어 잘 알고 있는 규칙이며, 합용병서(合用竝書)는 서로 다른 글자를 나란히 붙여 써서 하나의 글자로 쓰는 것으로 현재 끝소리글자로만 조금 사용되고 있는 규칙이다. 훈민정음해례(訓民正音解例)에 따르면 이 병서(竝書) 규칙은 세 글자까지만 나란히 붙여 쓸 수 있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이 병서(竝書) 규칙에 따라 생성되는 첫소리글자의 숫자는 수 천 개 이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 가운데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글자를 골라서 새로운 소리에 대응(對應)하는 글자로 쓰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늘날 우리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f]의 소리글자는 “ㅍㅇ”. “ㅇㅍ”, “ㅎㅍ”, ‘ㅍㅎ“ 등등과 같은 합용병서(合用竝書)에서 일반백성들이 가장 적합하다고 합의를 본 글자를 택하거나, 아니면 나라에서 지정을 하여 주면 될 것이다. 이 합용병서(合用竝書)를 사용하면 세종대왕의 훈민정음(訓民正音) 창제정신을 훼손시키지 않고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소리글자를 사용할 수 있으며 반대론자들이 강력하게 내세우는 사회적 비용이 전혀 들지 않으며 또한 일반백성들의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이와 같이 훈민정음(訓民正音)에서 합용병서(合用竝書)를 활용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의 말소리를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는 우수한 소리과학이다.
정음(正音) 연구회 회장 최 성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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