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변산 신고식 산행기(멧돼지와 기싸움)
앞에 글 "내변산 명소순환 등산안내(10km 내외 9개코스)"에서 소개한 3코스와 동일한데 시작과 끝을 더 길게 코스를 변경하여 새로운 체험의 산행을 소개합니다. 외부에서 오신 분은 남여치 통제소에서 출발하는 게 정상이지만, 저는 낙조대 아래 운산리 마을에서 출발하면 구 길이 공원에서는 공개하지 않은 코스이지만 낙조대, 분초대, 북재, 망포대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비가 그치고 게인 직후의 산이 더욱 아름다워 평소에 벼르던 터라 지난 8월 13일 일기 예보가 오전에 비가 오고 정오부터는 맑은 태양이 쭉 예보하기에 믿고 8시에 우산을 받쳐들고 비를 맞으면서 마을사람 이야기를 참고하여 방향만 잡고 10분 정도 오르는데 위험이 감지되는 본능이 있었다. 예감이 이상해 오르는 걸음을 멈추고, 구부렸던 허리를 펴면서 우선을 바로 세우고 전방을 바라보니 갈색털의 80~100kg 정도의 멧돼지와 10m 전방에서 정면으로 마주 쳤다.
찰라의 순간이라 무슨 생각을 어떻게 해야지 생각하기도 전에 시선이 딱 마주친 순간 멧돼지가 먼저 방향을 돌려 달아나고 시야에서 사라진 곳을 재차 오르면서 상황을 생각해 보니, 마을 어른 말씀이 멧돼지가 우산을 무서워한다. 우산 덕분인가? 배가 고파 먹이를 찾으러 마을로 내려오던 야생 산돼지가 우산을 알 수 있나? 아무튼 그날 길을 잘못 들어 묘지에서 오르는 길이 없어져 헤매다 세끼 멧돼지 두 마리가 그 묘지 아래 덤불속에서 2번째 만난 생각이 떠올라 갈림길에서 비는 오고 큰길로 가다가 능선 길을 비켜 간 것이었다.
당시에 겁도 약간은 낮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망포대를 올랐으나 비는 계속오고 안개가 끼여 시계가 제로인데 처음 길을 무모하게 도전한 덕분에 그날 삼선봉까지 잘 갔는데 이후 길을 잃고 알바를 우중에 1시간 이상 하고 나니 심신이 지쳐서 조난당하는 상황이 이런 것이구나! 실감하면서 왔다 갔다를 4번에 길도 없는 능선을 오르니 완전 모든 기억이 초기화로 생각이 없어진다.
변산은 500m 이내이지만 주봉과 주능선이 없이 계속 가지처럼 뻗어나간 산줄기가 400여개라고 한다. 남여치에서 내소사로 2번 종주한 게 전부인 내가 오버하다가 조난을 당하는구나! 만 가지 잡념이 동시에 떠올라 머리에 과부하 현상이 나타난다. 신선대라고 기억한 후 능선을 2개 정도 지난 이름 모를 위치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시야에 빛이 보인다. 아까도 산 아래 분지가 넓은 대소마을을 가보지 않았지만 상상하면서 분명 보았는데 그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 없어서 무엇에 홀린다는 것이 전에 북한산 원효능선에서 경험했는데 오늘 두 번째 체험했고, 세 번째라 눈을 번쩍이면서 재차 확인 해 보았다.
확인결과 비가 그치면서 어둠이 밝아지니 산 아래 운호재의 흙탕물이 시야에 잡힌 것이다. 순간 살았다! 8시에 출발해 현재시간 3시이니 7시간을 산속에서 수련하고 나니 정신이 맑아진다. 길도 없는 계곡 물속에 넘어지면서 가시에 긁히고 누가 시킨 일이라면 하지 않을 텐데 원하는 일이라 인내하면서 운호마을 입구에서 4시 50분 격포가는 버스를 타고, 다시 갈아타고 변산면에서 하차 운산마을에 도착하였다.
8월 13일은 나 혼자서 생에 처음 혼쭐난 산행으로 촬영도 못하고, 멧돼지 만나서 하산했으면 무사할 텐데 고생한 것은 감히 변산을 통체로 디지털화 한다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변산의 신령님께 신고식으로 나의 의지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하면서 4일 만에 8월 17일 동일한 코스를 재도전하여 가장 긴 계곡을 가진 망포대와 신선대의 능선 계곡이 합류지점이 바로 직소천의 발원지가 아닌가 싶다. (신선대의 신선샘이 부안댐을 이룬 직소천의 발원지라고 함)
신선대에서 직소폭포로 가는 직소천에 대소폭포(봉래1곡)가 신선대 밑에 표기된 지도의 오기록(실제는 재백이고개 오르기 직전 다리에서 100m 위치) 오차가 지도상에서 1km이상 다르기 때문에 고생을 한 셈이다. <변산을 논하려면 변산 8경과 봉래구곡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1곡인 대소폭포를 찾느라 공원에서 공개하지 않은 망포대 신선대 길로 코스를 잡은 것이 고생의 시작이었다.
8월 17일 오늘은 맑은 날씨라 오늘의 주봉인 망포대에서 갈라진 신선대와 건너편 북재에서 뻗은 능선을 놓치지 않고 주시하면서 폭우가 씻어낸 후라 길이 없어진 현장에서 길이 보이기 때문에 산행을 할 수 있다. 선천 적으로 타고 난 것인가? 분명 길이 없어지고 두리번거리다가 응시하면 길이 보인다. 오늘도 신선대 밑에서 알바를 몇 분 정도 하다가 방향잡고 가보면 길이 나타나 무사하게 대소폭포와 저번에 물이 없는 봉래구곡을 오늘은 수량이 풍부한 모습을 촬영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자연보호헌장탑 소공원에서 변산 탐방지원센터는 1.2km 20분정도면 하산이 완료 되는데 2km 암능을 올라 월명암에서 2.5km를 가야 운산마을 출발점에 도착한다. 앞으로 4.5km 하산이 아니라 이제 등산을 시작하는 느낌이다. 출발점에서 9km정도 온 것 같은데 백두대간이나 정맥에 비하면 별거 아닌데 이 폭염에 산행은 준비한 식수가 초반에 바닥이 나고 계곡물을 의심 없이 며칠째 받아먹어도 배탈이 없다.
월명암에 오르는 6부능선 위치에 계곡바람이 하도 좋아 소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지난번 월명암에서 후한 대접을 해 주신 스님이 동자승과 함께 내가 걸어온 신선대 안쪽 능선을 따라 수행하고 오는 길이다. 지난번 스마트폰에 매우 관심이 있었는데... 오늘은 더위에 지쳐서 6시전에 도착해야 한다고 서둘러 함께 월명암에 도착하여 알게 된 불자로부터 시원한 물과 얼음을 보급 받아 배낭에 넣고 쌍선봉으로 가다가 남여치가 가깝지만 낙조대로 오르다가 운산리로 하산하는 편안한 길로 거미줄을 제거하면서 내변산을 한 바퀴 돌아 6시 30분에 도착하다. 오늘은 9시간을 자연과 함께 교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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